"미국 국채 금리가 뛰면 내 주식은 왜 박살 날까?" (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
주식 뉴스를 보다 보면 이런 헤드라인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급등, 나스닥 2% 폭락." 주식 초보 입장에서는 참 억울합니다. 나는 삼성전자나 테슬라 같은 좋은 회사를 샀는데, 도대체 왜 미국 나라 빚 이자율(국채 금리) 때문에 내 주식이 떨어져야 하는 걸까요?
많은 분들이 "금리가 오르면 주식이 떨어진다"고 공식처럼 외우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아는 분은 드뭅니다. 오늘은 이 현상을 돈의 이동(Money Move)과 가치 평가(Valuation)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아주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돈의 이동: "안전한 이자가 5%라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돈은 항상 '더 안전하고 더 높은 수익'을 주는 곳으로 흐릅니다. 여기서 '미국 국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통합니다.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돈을 떼일 일이 없으니까요.
상상을 해봅시다. 은행(미국 국채)에서 아무런 위험 없이 연 5% 이자를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식 시장은 위험을 감수해야 겨우 연 6~7%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디에 투자하시겠습니까?
돈은 겁쟁이다
대부분의 큰손(기관, 외국인)들은 "고작 1~2% 더 먹자고 위험한 주식을 하느니, 안전한 국채를 사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식 시장에 있던 거대한 자금이 빠져나가 채권 시장으로 이동합니다(Money Move). 파는 사람이 많아지니 주가는 당연히 하락하게 됩니다. 이것이 금리 상승이 주가 하락을 부르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2. 기업의 가치: "미래의 돈은 싸구려가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조금 더 수학적이지만, 성장주(기술주)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할인율(Discount Rate)' 개념입니다.
주가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이 '환산(할인)'의 강도가 세집니다.
금리가 1%일 때는, 10년 뒤에 받을 1억 원이 지금의 9천만 원 정도 가치로 인정받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10%로 오르면, 10년 뒤 1억 원은 지금의 3천만 원 가치밖에 안 됩니다. (은행에 3천만 원만 넣어도 10년 뒤에 1억 가까이 되니까요!)
특히 성장주(네이버, 카카오, 테슬라 등)는 당장은 돈을 못 벌어도 "먼 미래에 대박 날 거야"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비쌉니다. 그런데 금리가 올라버리면 "먼 미래의 대박"에 대한 현재 가치가 똥값(?)이 됩니다. 그래서 금리가 오를 때 은행주나 보험주 같은 가치주보다, 성장주(나스닥)가 훨씬 더 아프게 폭락하는 것입니다.
3. 기업의 비용: "이자 내느라 허리 휜다"
마지막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업도 장사를 하려면 돈을 빌려야 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내야 할 이자 비용이 늘어납니다.
이자가 늘어나면 순이익이 줄어들고, 순이익이 줄어들면 기업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특히 빚을 내서 공장을 짓고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회사들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4. 결론: 금리 상승기, 어떻게 대응할까?
그렇다면 금리가 오를 때는 주식을 다 팔고 떠나야 할까요? 아닙니다. 시소의 원리를 이용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 됩니다.
- 성장주 비중 축소: 미래 가치에 기대는 고PER 주식(기술주, 바이오 등)은 줄이는 게 좋습니다.
- 가치주/현금 비중 확대: 당장 돈을 잘 벌고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은행, 통신)이나, 현금을 보유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주식 시장에서 '금리'는 중력과도 같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무거워집니다. 앞으로 뉴스를 보실 때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라는 단어가 나오면, "아, 오늘 시장의 중력이 세지겠구나"라고 이해하시면 차트가 훨씬 잘 보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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